성범죄의 법정형은 어떤 행위가 있었는지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법은 두 사람이 어떤 관계였는지에 따라 형을 무겁게 하거나, 폭행·협박이 없어도 처벌하는 별도의 죄를 두고 있습니다. 관계를 이용하면 상대방이 거부하거나 도움을 청하기 어려워진다는 사정이 이런 조문들의 배경으로 설명됩니다.
이 문서는 관계 때문에 적용 조문이 달라지는 경우를 네 갈래로 나누어 보고, 양쪽이 관계에 관한 사실을 어떻게 정리하면 좋은지 설명합니다.
친족 관계: 성폭력처벌법 제5조
친족관계인 사람이 폭행 또는 협박으로 강간하면 7년 이상의 유기징역, 강제추행하면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합니다(제5조 제1항·제2항). 형법상 강간이 3년 이상, 강제추행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인 것과 비교하면 하한이 올라가거나 새로 생기고, 강제추행은 벌금형을 고를 수 없게 됩니다. 준강간·준강제추행도 같은 예에 따릅니다(제3항).
여기서 친족의 범위는 '4촌 이내의 혈족·인척과 동거하는 친족'이고(제4항), 법률상 친족이 아니더라도 사실상의 관계에 의한 친족이 포함됩니다(제5항). 가족관계등록부에 나타나는 관계만으로 판단이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제5조의 죄는 미수범(제15조)과 범행을 목적으로 한 예비·음모(제15조의2)도 처벌 대상이고, 상해의 결과가 생기면 제8조 제2항에 따라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으로 더 무거워집니다.
또 형사소송법 제224조는 자기나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고소하지 못하게 하지만, 성폭력범죄에는 이 제한이 적용되지 않습니다(성폭력처벌법 제18조). 행위자로 지목된 사람이 부모라도 고소할 수 있습니다.
보호·감독 관계: 형법 제303조와 특례법 제10조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자기의 보호·감독을 받는 사람에게 위계나 위력으로 간음하면 형법 제303조 제1항(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추행하면 성폭력처벌법 제10조 제1항(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됩니다. 법률에 따라 구금된 사람을 감호하는 사람이 그 사람을 간음하거나 추행한 경우는 각각 10년 이하의 징역(형법 제303조 제2항),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특례법 제10조 제2항)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이 조문들의 특징은 폭행이나 협박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속이는 방법(위계)이나 지위·영향력으로 상대방의 의사를 누르는 방법(위력)으로도 성립합니다. 그래서 직장 상사와 부하 직원, 고용주와 아르바이트생처럼 한쪽이 다른 쪽의 평가·채용·근무 조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관계라면 이 조문이 함께 검토됩니다.
장애인 보호시설의 장과 종사자: 제6조 제7항
성폭력처벌법 제6조는 신체적·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에 대한 강간·강제추행 등을 무겁게 처벌합니다. 여기에 더해 장애인의 보호·교육 등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의 장이나 종사자가 보호·감독 대상인 장애인에게 이 죄를 범하면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합니다(제7항). 상대방의 장애로 한 번, 시설 안의 보호·감독 관계로 또 한 번 무거워지는 구조입니다.
관계가 아니라 나이로 무거워지는 경우
상대방이 13세 미만이면 행위자와의 관계와 상관없이 성폭력처벌법 제7조가 적용됩니다. 강간은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 강제추행은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고, 위계나 위력을 쓴 경우도 같은 예에 따릅니다. 13세 미만 피해자에 대한 주요 성범죄는 공소시효도 적용되지 않으므로 공소시효를 다룬 문서를 함께 확인하세요.
가까운 관계라는 사정이 범죄 성립을 막지 않는다는 점도 짚어 둡니다. 대법원은 혼인관계가 유지되는 부부 사이에서도 강간죄가 성립한다고 보았습니다(2013. 5. 16. 선고 2012도14788 전원합의체 판결).
관계에 관한 사실을 정리하는 법
피해를 말하는 쪽은 두 사람의 관계를 보여 주는 객관적 자료를 정리해 두면 적용 조문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관계 | 관계를 보여 주는 자료의 예 |
|---|---|
| 친족 | 가족관계 서류, 함께 살았는지를 보여 주는 주소 기록 |
| 업무·고용 | 근로계약서, 조직도, 평가·업무 배분을 누가 맡았는지 알 수 있는 기록 |
| 시설 | 입소·이용 기록, 담당 종사자 배정 내역 |
| 구금 | 수용 기간과 감호 담당 관계 |
지목된 쪽 역시 실제 관계가 어떠했는지, 같은 회사였어도 업무상 지휘 관계가 있었는지, 함께 살던 친족이었는지를 사실대로 정리해야 합니다.
관계에 관한 사실 하나로 성범죄 사건의 적용 조문과 법정형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양쪽 모두 짐작이 아니라 기록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각 조문의 법정형을 한눈에 보려면 죄명별 법정형 문서를 참고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같은 회사의 다른 부서 직원이었다면 보호·감독 관계인가요?
A. 조문은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이라고만 정하므로, 소속이 같다는 사실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실제로 평가나 업무 배분에 영향을 줄 수 있었는지 같은 구체적 사정을 보고 판단합니다.
Q. 피해자가 성인이면 친족 사이라도 일반 조문이 적용되나요?
A. 성폭력처벌법 제5조는 피해자의 나이를 따로 정하지 않습니다. 친족관계에 해당하면 피해자가 성인이어도 이 조문이 검토됩니다.
정리
관계는 성범죄 사건에서 적용 조문을 바꾸는 사실 가운데 하나입니다. 친족, 보호·감독, 시설, 구금이라는 네 갈래 가운데 해당하는 것이 있는지 먼저 살펴보고, 나머지 질문은 첫 화면의 질문 목록에서 이어서 확인해 보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성폭력처벌법 제5조·제6조·제7조·제8조·제10조·제15조·제15조의2·제18조, 형법 제297조·제298조·제303조, 형사소송법 제224조, 대법원 2013. 5. 16. 선고 2012도14788, 2012전도252 전원합의체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현행 본문 2026-10-20 확인